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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

딸아, 돈 공부 절대 미루지 마라, 돈과 인생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

by J____H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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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마흔은 금방 온다.

엄마, 서른 살 때는 어땠어? 네가 그렇게 물으면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나는 그때 결혼을 하고 너를 낳아 정신없는 하루하루에 적응하기 바빴다. 사느라 바빠서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마흔 살은 달랐다. 나에게 남아 있는 좋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피부로 확 느껴졌다. 나는 더 이상 젊지 않으며 위로 올라가는 문은 점점 좁아지는데 밑으로는 나를 대체할 후배들이 무섭게 덤벼왔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나는 아직 젊고 쓸 만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감이 몰려왔다. 마흔은 일 하나만 놓고 보면 가장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다. 금전적으로도 안정되어 있고 거래처에서도 나만 찾고 내 손을 거치면 모든 것이 원활해지는, 일적으로는 아주 자신감이 넘치는 시기 그러나 동시에 그 시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무치게 느끼게 된다. 조만간 경제적으로 수입이 더 이상 증가하기 어려운 시점이 오겠구나 하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현금 흐름 감소를 완충하고 나를 보호해 줄 자산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됨을 의미한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면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표, 대차, 대조표가 있는데 그것을 삶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서 소비를 결산하는 가계부는 손익계산서이고, 실제 내 은행 장고와 지갑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현금 흐름표이며,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더 이상 일을 안 하더라도 쓸 수 있는 자산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차대조표이다. 그런데 마흔이 되면 아무리 손익계산서와 현금 흐름표가 훌륭해도 대차 대조표가 부실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일을 못하게 되거나 사업을 못하게 되어 들어오는 돈이 없으면 당장 돈에 쪼들리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결혼을 한다면 네가 일을 그만두어도 너 대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져다줄 남편이 있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도 마흔은 똑같이 찾아온다. 일적으로는 전성기이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외벌이로 아내와 아이까지 책임지는 남자들은 마흔이 더 가혹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일 이외의 선택지가 없는데,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고. 페달을 세게 밟을 수도 있고 약하게 밟을 수도 있지만, 페달을 밟지 않는 순간 자전거는 바로 쓰러지게 되어 있다고 그러니 싫든 좋든 자전거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페달을 계속 밟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그래서인지 결국 마흔이 되면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자산을 만들어 놓지 않은 것을 가장 후회하게 된다. 이때 자산은 은행 예금일 수도 있고,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부동산일 수도 있고, 알짜 우량주나 우량 채권일 수도 있다. 저작권 같은 무형 자산도 그에 포함될 수 있겠지. 물론 너에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아직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지금은 결혼 자금을 모으는 것만 생각해도 벅찰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결코 너에게 경제적 여유를 가져다주지 못한다. 오히려 자칫 잘못하면 결혼 비용으로 수천만 원을 쓰고, 신혼집 전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이라도 받게 되면, 결혼과 동시에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도 있다. 결혼을 하면 뭔가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겠지만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니 수중에 돈이 없으면 계속 돈에 쫓기면서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생각보다 마흔은 금방 온다.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모아둔 사람과 자산을 모아두지 않은 사람의 마음은 생활 전반에 걸쳐 질적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러니 마흔이 되어 후회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네가 가진 자산을 가지고 대차 대조표부터 써보아라. 중요한 것은 네가 지금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다면 10년 뒤에 네 미래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적 자립의 첫걸음 한 번 우리가 이렇게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너한테 10만 원이 있고 나한테 100만 원이 있다. 그러면 상당히 너는 내가 부럽겠지 짜증 나겠지 근데 입장을 한번 바꿔서 우리가 생각을 해보자고. 나는 과연 네 덕분에 행복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서 만족할까? 아니지 세상에는 천만 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짜증 나는 거야 누가 더 짜증 날까? 널까 날까? 몰라 나는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아.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아. 한 개도 부럽지가 않아. 가수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아'의 일부다. 그런데 나는 이 노래 가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돈을 대할 때는 무엇보다 타인의 성공과 재산을 부러워하며 비교의 덫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가사가 그 핵심을 정확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10만 원 가진 사람은 100만 원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100만 원 가진 사람은 바로 옆에 있는 천만 원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한숨을 내쉰다. 세상에는 늘 나보다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정도 벌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주위를 둘러보면 나보다 더 돈이 많고 화려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금세 기가 죽는다. 그처럼 한 번 돈을 줍기 시작하면 그 삶이 끝날 줄을 모른다. 1억이 있으면 10억 부자가 부럽고, 10억이 있으면 30억을 가진 사람이 부럽기 마련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벌어도 나보다 더 부유한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막연히 돈을 좇는 삶이 금방 불행해지는 이유다. 그런데 같은 10억을 가지고 있어도 50억 부자를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남들이 아무리 겉으로만 태어난 척하는 거야 속으로는 부럽겠지 저런 걸 바로 정신 승리라고 한다니까 하며 비아냥돼도 그들은 꿈쩍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의 인생 목표는 50억을 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인생 목표는 각자 따로 있다. 사업 규모를 더 키우거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 등등.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고 과시하며 사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경제적 자유 없이는 지금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에 집중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결코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자산을 더 불리기 위한 공부도 열심히 한다. 따라 너는 이미 눈치챘겠지만 나는 자신보다 훨씬 부유한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사람을 좋아한다. 그들은 돈을 좇지 않지만 신기하게도 돈이 그들을 쫓아오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그들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부자의 품격은 바로 그런 게 아닐까? 매달 돈을 쪼들리는 너에게 이런 이야기는 남의 일처럼 들릴지 모른다. 너는 그저 하루빨리 재테크를 열심히 해서 돈 걱정 없이 살고 싶을 뿐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런데 네가 생각하는 인생을 일찍 그려두지 않으면 어느 순간 돈에 끌려다니면서 돈의 노예가 되고 만다. 미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나는 1년에 11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20만 달러를 버는 세계화, 나는 11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8만 달러를 버는 세계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후자를 선택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내가 더 낫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교 심리는 절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친구가 산 명품 백이 부러워 무리를 하게 만들고, 비싼 외제차가 부러워 빚을 내면 서까지 그것을 사게 만든다. 남이 주식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으면 나도 그것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함이 들기도 한다. 상대방과 비교해서 꾸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꾸만 금전적으로 무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돈을 모으기는커녕 대출을 갚기 위해 회사를 다녀야 하는 상태에 이른다. 철학자 쇼펜하우나는 이를 두고 우리들의 불행은 대부분 남을 의식하는 데서 온다고 꼬집기도 했다. 문제는 이 모든 걸 알면서도 비교 심리의 덫에 빠지지 않는 게 참 어렵다는 것이다. 평소 부동산과 주식에 아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주식이 오르고 아파트 값이 치솟는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면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이 큰돈을 벌었다는 기사를 보면 괜히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우울해한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나만 뒤처질 것 같은 불안에 시달릴 때도 있다. 왜 우리는 비교를 멈추지 못하고 자꾸만 스스로 불안에 시달리는 걸까? 그 문제를 고민하던 중, 나는 의외의 곳에서 해답을 찾았다. 내가 보기에는 날씬하고 예쁜데도 항상 뚱뚱하다고 생각해 괴로워하며 15년간 폭식과 다이어트를 계속 반복한 후배가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여러 조언을 해주었지만, 그때마다 그녀는 나에게 말했다. 언니, 저도 다 해봤다.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며 잘 버티다가 날 잡고 폭식을 해서 다이어트에 실패했다며 울상을 지을 때도 있었고,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뺐다며 기분이 좋다고 말한 것도 잠시 요요 현상이 와서 다시 살이 찌고 있다며 낙담한 적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그녀의 피부는 푸석해져 갔고, 머릿숱도 줄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서 갔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더니 어느 순간 다이어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살이 쏙 빠져 있었다. 깜짝 놀라 아니 어디 아팠었니? 아니면 아이 키우는 게 힘든 거야? 무슨 문제 있는 건 아니지? 하고 물었더니 후배의 대답이 너무 의외였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는 것이 이렇게 충만하고 기쁜 일인지 몰랐다고 결혼을 하고 안정감이 생기니 애정 결핍이 충족되면서 더 이상 폭식을 하지 않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살이 빠져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하는 게 아닌가 결국 그녀를 15년 동안 폭식과 다이어트를 반복하며 미치게 만든 주범은 마음속의 허기였다. 애정 결핍이 폭식을 하게 만들었고, 폭식 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존중과 사랑을 받으며 마음이 채워지니까 더 이상 허기를 느끼지 않게 되었고, 폭식 증상도 말끔히 사라졌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무리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존중과 사랑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사실 돈을 다루는 문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돈 얘기만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든지, 친구 집들이에 가서 축하한다는 말을 하면서도 자가인지 전세인지 집요하게 궁금해하고 괜스레 울적한 마음에 퉁명스러워져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던 적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스스로가 참 못나게 느껴지지만, 통제가 잘 안 되는 감정 때문에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히 네 통장 장고의 문제가 아니라, 네가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제대로 된 플랜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마음가짐의 문제에 가깝다. 500만 원이 있어도 명확한 계획이 있다면 두렵지 않지만, 같은 500만 원이 있어도 경제관념이 제대로 서 있지 않고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다면 너도 모르게 불안을 느끼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자꾸만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이루고 싶은 경제적 독립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상상하고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너에게 필요한 돈은 얼마이고, 네 힘으로 벌 수 있는 액수가 얼마이고,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미리 생각해 보면 네 욕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스텝들이 필요할지 계획을 세우고 한 단계씩 밟아 나가야 한다. 네가 얼마를 가지고 있든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실천해 나간다면, 그것이 나에게, 너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게 바로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자꾸만 움츠러드는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다. 가진 재산이 500만 원밖에 없어도 경제적 플랜이 확실하게 세워져 있으면 남들 앞에서 쫄지않고 당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은 다 부자가 됐는데 나만 뒤처지면 어쩌나 조바심이 나서 뉴스에 나온 걸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에 전 재산을 떡하니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고 끙끙거리고 있다면 평소 커피 한 잔 사 먹을 때는 500원 아끼려고 몇백 미터를 더 걸어가면서도 어느 날 갑자기 지름신이 강림해서 필요 없는 물건을 마구 사들이고 있다면 더 이상 스스로를 탓하며 아까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마라. 불안이 너를 잠식하게 두지 말라는 말이다. 앞서 얘기했듯 해결책은 의외로 쉬운 곳에 있다. 매달 30만 원이라도 네가 미래를 위해 적금 통장에 불입을 하고 있다면, 그 행동 자체가 너의 마음을 지켜줄 것이다. 네가 부러워하는 사람은 지금 부자이지만, 너도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나가다 보면 그 사람보다 불행한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사람은 계획을 세우면 안정감을 느끼는 동물이다.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은 내가 무언가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순간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자신감이 피어날 것이다.

부자들이 결코 월급을 우습게 보지 않는 이유


미국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인 샌디 멀라이너성과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인 엘다 샤퍼는 결핍의 경제학을 통해 결핍이 사람들의 행동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결핍이 지나칠 경우 사람들은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지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에만 온통 매몰되어 다른 것을 전혀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로운 사람일수록 친구를 제대로 사귀기 어렵고, 시간에 쫓기면 쫓길수록 실수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이처럼 인간에게 극단적인 결핍은 악순환을 일으킨다. 나는 그러한 극단적 결핍의 폐해가 큰 분야가 돈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월급이 들어왔는데, 카드값이 나가고 나면 쓸 돈이 없다고 해보자. 그러면 다음 달이 아니라 당장 다음 주 생활비가 걱정되면서 초조해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터널 시야에 빠지기 쉽다. 터널 속에서 터널 입구를 바라보면 모든 것이 까맣고 한 줄기 빛만 보인다. 즉, 돈 문제 말고는 아무것에도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와 만나 커피 한 잔 마시면서도 지갑이 얼마가 있는지를 신경 쓰게 되고, 돈 얘기가 나오면 괜히 혼자 자존심이 상해서 평소 같으면 농담으로 넘길 얘기 해도 자극을 받고 발끈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돈에 쪼들리기 시작하면 생활이 궁핍해지는 것을 넘어서서 인간관계마저 틀어지기 십상이다. 무성영화 시대 최고의 배우이자 감독으로 꼽히는 찰리 채플린은 영국 빈민촌에서 태어나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훗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추위, 배고픔, 그리고 가난에 대한 수치스러움은 한 사람의 정신세계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 궁핍은 매력적인 것도, 유익한 것도 아니다. 가난은 나에게 부자나 상류 계급의 미덕과 우아함을 과대 평가하게 만들어 가치관을 왜곡시켰을 뿐이다. 실제로 체플리는 성공을 거둔 뒤 돈 문제에 지나치게 인색했다고 한다. 돈을 아끼려고 옷을 안 갈아입다 보니 옷에서 악취가 나기 일쑤였고, 지인들과 식사 자리가 생기면 돈을 안 내려고 일부러 지갑을 안 가지고 갔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내가 취직하고 처음으로 명품 가방을 샀을 때의 일이다. 한 번은 비가 억수로 오는 날 그 가방을 신주 모시듯 감싸 안고 뛰었더니 친구가 한마디 했다. 그럴 거면 우산은 왜 쓰니? 네 머리랑 옷은 다 젖었는데. 가방만 젖지 않으면 괜찮은 거야. 아무리 명품이라도 그렇지 너무 휘둘리는 거 아니야? 그때 느꼈다. 명품이 아니었다면 나는 당연히 가방을 챙기기 전에 나부터 챙겼을 것이다. 아니 가방이 젖는 것쯤은 솔직히 신경도 안 썼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들고 다니라고 만들어진 그 가방을 너무 아까워 몇 번 쓰지도 못했다. 그럴 거면 애초에 그 가방은 사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가방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감쌌고, 덕분에 나는 생쥐꼴을 면치 못했다. 그 사건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휘둘리는 삶이 과연 어떤 것인지, 그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를 알게 해 준 것이다. 내가 무언가에 휘둘린다는 것은 내가 그것의 노예가 되어 버림을 뜻한다. 가방의 주인은 나인데 내가 가방을 모시는 형국이 되어 버리는 것 더 큰 문제는 그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모른다는 것이다. 생쥐꼴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돈에 휘둘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무리 돈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해도 철저히 대비를 해놓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형편을 확 조여와 순식간에 내 삶을 뒤흔들어 놓는다. 그러므로 돈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면, 피치 못할 사고가 생겨도 재정적으로 쪼들리지 않게끔 자산을 관리해 두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게 재정적인 안정감이다. 안정감은 말 그대로 한 번 실패한다고 해도 내 인생 어떻게 되지 않는다라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뜻하는데, 안정감을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실패에도 다시 도전하면 되기 때문이다. 보통 안정감과 안전감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데, 둘은 엄연히 다르다. 안정감은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하는 정적인 상태를 말한다. 반면 안전감은 오늘 설사 실패해도 내일 새롭게 시도해 볼 수 있다는 동적인 개념에 가깝다. 이때 가장 쉽게 재정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방법은 월급을 받는 것이다. 쇼핑에 실패해도, 투자한 주식이 조금 빠지더라도 꼬박꼬박 통장에 꽂히는 월급이 있으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주식 시장이 하락할 때 계좌가 반토막 나더라도 월급이 있으면 당장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월급이 없으면 매달 나가야 할 생활비와 고정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없어서 주식을 팔아야만 한다. 그래서 기업 운영도 마찬가지지만, 자산 관리에 있어 매달 규칙적인 수입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매달 일정한 돈이 수입으로 들어와야만 생활비를 비롯해 써야 할 고정 비용을 무리 없이 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은퇴를 했는데 15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어도 모아둔 돈이 전혀 없거나, 매달 들어오는 현금이 없으면 당장 생활비가 없어 쩔쩔매게 된다. 반면 은퇴를 했는데 8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고, 모아둔 돈이 7억 있다면, 그 돈과 그 돈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생활비를 쓰면 된다. 돈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재정적인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현금 흐름이라는 차원에서 월급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만약에 네가 월급을 250만 원 받고 있다고 해보자. 대기업에 다니거나 금융업계에 다니는 네 동기들의 월급에 비해 너무 적다고 우울해 할 수도 있지만, 현금 흐름 측면에서 보자면 250만 원은 7억 원의 상가나 꼬마 빌딩을 보유한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7억 원짜리 상업용 부동산에서 나오는 임대료가 매달 4%, 250만 원가량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튜브, 채널 운영 등 어떤 형태의 부업을 한다 해도 그것이 매달 일정한 금액의 수입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매달 나가야 할 고정 비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1월에 100만 원, 2월에 200만 원, 3월에 300만 원을 벌면 한 달 평균 수입은 200만 원이지만, 달마다 고정적으로 나가야 할 비용이 110만 원이라고 하면, 1월에는 수입이 100만 원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당장 10만 원을 다른 곳에서 가져와야 한다. 여윳돈이 없을 경우에 돈에 쪼들리게 된다는 얘기다. 부정기적인 수입에 기대어 사는 것이 쉽지 않고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금 흐름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삶이 윤택해진다. 월급처럼 규칙적으로 돈이 들어와야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다. 그리고 규칙적인 수입이 있으면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 250만 원이 중단이나 차질 없이 통장에 들어온다는 사실은 그것으로, 이번 달은 이렇게 보내면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통제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기에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월급의 힘은 생각보다 세다. 그러므로 회사를 그만둘 때에는 이직할 곳이 정해진 게 아니라면, 현금 흐름이 끊길 것을 대비해 6개월 정도는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한 다음 그만두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다음 달 생활비가 없어 어느 회사든 불러주기만 하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돈은 있을 때는 몰라도 없을 때는 이렇게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내며 삶을 절박해지게 만든다. 그래서 규칙적인 수입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그러니 돈에 휘둘리지 않고 싶다면 당장 쓸 생활비가 없어 손실이 난 주식이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 언제 어디서든 재정적인 안정감이 무너지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그것이 경제적 자유의 기초가 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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